솔직히, 처음 아기가 태어나고 한두 달 동안은 마냥 행복하고 예쁘기만 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정말 예상치 못한 곳에서 허를 찔리는 기분이랄까요?
우리 아기가 3개월 무렵까지 밤만 되면 자지러지게 우는데, 처음엔 왜 우는지도 모르겠고 너무 답답하고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어요.
젖을 물려도, 안아줘도, 기저귀를 갈아줘도 계속 자지러지는 울음소리에 결국 저도 같이 울었던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특히 배가 볼록하게 튀어나와 보이고 다리를 배 쪽으로 잔뜩 끌어올리면서 울 때는 정말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영아산통’이라는 게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아기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닐까, 혹시 내가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에 밤새 인터넷을 붙들고 있었어요.
이게 뭔지 제대로 알아봤어요
우리 아기가 너무 심하게 울어서 혹시나 어디 아픈가 싶어 소아과에 달려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영아산통(Infant Colic)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영아산통은 특별한 질병 없이 건강한 아기가 이유 없이 발작적으로 우는 증상을 말하는데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숙한 소화기관, 가스 축적, 특정 음식 알레르기, 또는 뇌 발달 과정에서 오는 불안감 등 여러 가설이 있어요.
의학적으로는 주로 ‘Wessel’s Criteria’라는 기준으로 진단을 하는데, ‘하루 3시간 이상, 일주일에 3일 이상, 3주 이상’ 지속적으로 심하게 울고 보채는 경우를 영아산통으로 본다고 해요.
우리 아기가 딱 이 기준에 맞아떨어졌죠.
보통 생후 2주경부터 시작해서 생후 6주 무렵에 가장 심해지고요, 대부분 생후 3~4개월이 되면 거짓말처럼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저처럼 영아산통이 마치 무슨 심각한 병인 것처럼 오해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이건 아기의 일시적인 발달 과정 중 하나일 뿐 질병은 아니에요.
그리고 엄마가 뭘 잘못해서 생기는 것도 절대 아니니 죄책감은 내려놓으세요.
오히려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직접 겪어보니 이랬어요
우리 아기는 태어난 지 한 달 반쯤 지나면서부터 저녁 6시만 되면 알 수 없는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배고프거나 잠투정인 줄 알았죠.
근데 젖을 물려도, 트림을 시켜도, 기저귀를 갈아줘도 울음이 그치지 않고 점점 격해지는 거예요.
생후 8주쯤이 피크였던 것 같아요.
거의 매일 밤 6시부터 9시까지, 아기는 온몸에 힘을 주고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울었어요.
배는 평소보다 더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고, 다리를 배 쪽으로 잔뜩 끌어당겼다가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거예요.
마치 배가 너무 아픈데 어떻게 할 줄 몰라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죠.
처음엔 너무 놀라서 무조건 병원으로 달려갔어요.
의사 선생님이 배를 만져보고 청진기로 소리를 들어보시고는 “영아산통 같아요, 아기가 가스가 많이 차 있네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영아산통이 뭔지 몰라서 인터넷 검색에 매달렸어요.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건 뭐든 해보고 싶었거든요.
가장 먼저 시도한 건 배 마사지였어요.
유튜브에서 본 ‘I Love U’ 마사지를 열심히 해주고, 따뜻한 수건으로 배를 찜질해주기도 했죠.
근데 솔직히 효과는 그때뿐이더라고요.
마사지를 하는 동안은 좀 진정되는 듯하다가도, 손을 떼면 다시 울기 시작했어요.
소위 ‘국민템’이라는 가스 제거제(시메티콘 성분)도 먹여봤는데, 이건 좀 나은가 싶다가도 다음 날 되면 또 그대로였어요.
비싼 돈 주고 산 신생아 용품 중에 헛수고였던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였달까요.
정말 힘들었던 에피소드는 한 번은 제가 아기를 안고 밤새 복도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울었던 날이에요.
아기는 지쳐서 잠들고 싶어 하는데 배가 아파서 잠을 못 자는 것 같았고, 저는 아기를 달래주지 못하는 무력감에 정말 절망적이었거든요.
그때 남편이 아기를 제게서 받아 안고 잠시 쉬라고 했는데, 고작 5분도 못 쉬고 다시 아기를 받아 안았죠.
그때의 그 무력감과 피로감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요.
그때 제가 깨달은 건, 어떤 한 가지 ‘방법’이 드라마틱하게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아기가 그나마 좀 편안해하는 자세나 방법을 찾아주고, 무엇보다 이 시기가 지나갈 때까지 엄마 아빠가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아기가 우는 걸 보면서 ‘내가 뭘 잘못했지’ 하는 자책감보다 ‘우리 아기 지금 많이 힘들지?
엄마가 옆에 있어줄게’라는 마음으로 다독이는 게 저 자신에게도 훨씬 도움이 됐어요.
실제로 도움됐던 방법들
정말 수도 없이 많은 방법을 시도해봤고, 그중 효과가 있었던 것들을 정리해봤어요.
물론 아기마다 맞는 방법이 다르니 참고만 해주세요.
-
배 마사지: 의사 선생님이 알려주신 것 중 가장 기본이었어요. 아기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부드럽게 문질러주고, 양 무릎을 가볍게 잡고 배 쪽으로 구부렸다 펴주는 다리 운동을 병행했어요. 가스 빼는 데는 이게 제일 무난하더라고요.
-
분유 종류 변경: 우리 아기는 모유 수유 중이었지만, 분유를 먹는 아기들은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락토프리 분유나 가수분해 분유를 시도해보는 경우가 많대요. 유당 불내증이나 알레르기가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
영아산통 완화제: 소아과 의사 선생님 처방으로 시메티콘 성분의 가스 제거제를 먹였어요. 솔직히 완전히 울음을 멈추게 하지는 못했지만, 먹였을 때 가끔 큰 트림이나 방귀를 시원하게 뀌는 걸 보면서 심리적인 위안은 됐어요.
-
자세 변경: 제가 직접 시도해본 것 중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말 자세’였어요. 아기를 팔에 엎드려 안고 팔꿈치로 아기 배를 살짝 눌러주는 자세인데, 이렇게 안고 흔들어주면 가끔 스르륵 잠들기도 하더라고요. 아기띠에 안아서 살살 흔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됐어요.
-
백색소음과 안정감: 제가 직접 시도해본 것인데, 아기 울음이 너무 심할 때 백색소음 앱을 틀어주거나 ‘쉬이이이~’ 소리를 길게 내주면 잠시 진정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엄마의 심장 소리나 쉬이 소리가 아기에게 엄마 뱃속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줘서 안정감을 준대요. 어차피 오래 쓸 거라 생각하고 백색소음기 하나 제대로 샀어요.
-
따뜻한 환경: 제가 직접 시도해본 것 중 하나는 따뜻한 물수건을 아기 배 위에 올려주는 거였어요. 그리고 방 온도를 너무 춥지 않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따뜻한 환경이 아기 근육을 이완시키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꼭 알아두세요 (Q&A)
Q: 영아산통은 언제쯤 끝나요?
A: 대부분의 영아산통은 생후 3~4개월 무렵이 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져요.
특히 가장 심했던 시기는 생후 6주 정도이고, 100일이 지나면서 눈에 띄게 좋아지는 아기들이 많아요.
너무 길게 고통받는 것 같아도, 시간이 해결해줄 거예요.
Q: 모유 수유 중인데 제가 뭘 먹어야 할까요?
A: 모유 수유 중인 엄마의 식단이 영아산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부족해요.
다만 일부 아기들은 엄마가 섭취한 유제품, 카페인, 매운 음식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하니, 혹시 걱정된다면 섭취를 일시적으로 줄여보고 아기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근데 스트레스받으면서까지 제한할 필요는 없어요.
Q: 영아산통 약은 꼭 먹여야 하나요?
A: 영아산통 약은 필수는 아니에요.
영아산통은 질병이 아니라 아기의 일시적인 증상으로 보기 때문이거든요.
가스 제거제나 유당 분해 효소 같은 보조제들이 있지만, 이 역시 모든 아기에게 효과가 있는 건 아니에요.
꼭 소아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에 아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해요.
이 상황이면 바로 병원으로
대부분의 영아산통은 일시적이고 자연스럽게 해결되지만, 아래와 같은 증상이 보이면 영아산통이 아닌 다른 질환일 수 있으니 꼭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셔야 해요.
- 열이 38도 이상으로 나면서 평소와 다르게 보챌 때.
- 구토나 설사를 심하게 하거나, 혈변을 볼 때 (특히 토하는 양이 많고 분수처럼 뿜어낼 때).
- 배꼽 주변이 딱딱하게 붓거나, 만졌을 때 아기가 심하게 울음을 터뜨리는 등 극심한 복통 증상이 보일 때.
- 탈수 증상 (축 처지고 소변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거나 입술이 마르는 등)이 보일 때.
우리 아기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엄마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영아산통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꼭 기억하고, 엄마 아빠가 지치지 않고 아기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
이 시기를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는 아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작성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가시기 전에 아래 광고 한번 살짝 눌러주시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